어느 날 선배가 4월 말에 연휴가 있다며 뭐 할 거냐고 물었다. 연휴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는데 동기들끼리 여행 가면

 

재밌을 거 같아서 연휴 2주 전에 오랜만에 동기들끼리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여러 장소가 나왔는데

 

최종적으로 무이네로 가기로 했다.

 

 

흔히 '여행자의 거리' 라고 불리는 데탐에 있는 신카페에 갔다.(지금은 신투어로 변경) 처음 신카페라는 말을 들었는데

 

동기들이 말할 때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하는 줄 알았다. 여기는 평소에도 사람이 많은 편이었는데 연휴 전이다 보니

 

바글바글했다. 총 6명, 2박 3일, 슬리핑 버스는 이미 매진이라 앉는 버스를 예약했다. 신카페에서 나와 여행 가서 입을

 

옷을 사려고 백화점에 갔는데 내가 원하는 게 정말 없었다. 여기저기, 몇 시간 다니다가 겨우 하나 구했다.

 

 

출발 전날, 무이네까지 4~5시간 걸린다는데 버스 안에서 지루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싶었는데 다른 선배가 밤새도록

 

놀고 버스에서 자면 된다길래 동기들끼리 저녁 먹고 가라오케 갔다. 새벽 4시까지 노래 부르면서 놀다가 호텔에

 

돌아오니 5시쯤 됐었다.

 

 

아침 8시, 설레는 마음을 갖고 신카페 앞에 모여서 무이네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동기들끼리의

 

여행이었는데 각자의 스타일대로 베트남 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풀 멤버로 모일 일이 회식 때 말곤 전혀 없었다.

 

교통수단 안에서 정말 잠을 못 자는 편인데 선배의 조언이 효과가 있었는지 버스에 앉아서 잠시 눈 감았다가 뜨니

 

어느새 무이네에 도착해 있었다.

 

 

예약한 리조트에 들어가 여기저기 살폈는데 가격에 맞는 수준, 가성비 괜찮은 곳이었다. 대충 짐부터 풀고 점심 먹으러

 

갔는데 식당이라든지 관광지라든지 무이네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고 될 대로 되겠지 라고 온 상황이라

 

일단은 식당이 많은 쪽으로 무작정 걷다가 손님이 어느 정도 있는, 바닷가 옆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 경치를 보는 건 좋았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 식사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음식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리조트로 돌아왔다. 로비에서 수분 보충할 겸 음료수 마시고 방에서 동기와 같이

 

잠깐 낮잠이나 자려고 누웠는데

 

 

 

 

 

 

 

 

 

 

 

 

 

 

 

눈 뜨니 다음 날 아침이었다! 이게 뭔 일인가 싶어 다른 동기들한테 물어보니까 깨우려고 흔들었는데 안 일어나서

 

자기들끼리 저녁 먹고 택시 타고 시내 나가서 클럽에서 놀다 왔다고 했다. 이렇게 무이네의 첫날이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간단히 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무이네 투어에 나섰다. 마침 리조트 옆에 신카페가 있어 거기로 바로 가서

 

승합차 하나 빌리고 가이드 한 명 붙여서 오후 늦게까지 돌아다녔다. 우리끼리 다닐 수 있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어

 

굉장히 좋았고 특히나 가이드가 상당히 맘에 들었다. 비슷한 나이였는데 영어 발음이 굉장히 좋아 전문적으로

 

교육받았냐고 물어보니 가이드 일 하기 전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했는데 서양인들과 대화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다양한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해서 오랫동안 일하던 게스트하우스는 그만두고 가이드 일 한다고 했었다.

 

(게스트하우스나 가이드나 다양한 건 별 차이 없는 거 같은데...)

 

우리들도 여행 오게 된 계기를 이야기해주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화하면서 다니니까 상당히 재미있었다.

 

아무 정보 없이 왔기에 가이드가 이끄는 곳으로 다녔다. 관광객들 가는 곳은 거의 다 간 거 같았다.

 

보관을 제대로 안 해서 사진이 이거밖에 남지 않아 아쉽긴 한데 더 필요하면 다시 놀러 가서 찍으면 되니까...

 

 

관광을 끝내고 저녁 먹으러 갔는데 지붕 있는 식당이 아닌 길거리 옆에 있는 노점상(?)으로 갔다. 여기가 일반 식당보다

 

싸다고 했는데 믿거나 말거나... 인원수가 있다 보니 1인당 랍스터(로브스터) 1마리 잡고 해산물 종류별로 하나씩

 

주문했다. 푸짐하게 해산물 먹었다. 식사 끝내고 마지막 밤을 이렇게 끝낼 순 없어 근처 칵테일바로 갔다. 각자 한 잔씩

 

마시면서 공연 구경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동기 2명이 저 멀리서 여자들한테 계속 작업 걸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나 혼자 먼저 리조트로 돌아와 잠들었다. 나중에 듣기로는 동기 2명이 이 여자, 저 여자

 

계속 작업하다가 결국에 전부 실패했다고 들었다.

 

 

다음 날, 눈 뜨자마자 몸이 어제보다 더 안 좋았는데 식은땀 나고 설사하고 토했다. 해산물 잘 못 먹었나 싶었는데

 

다른 동기들은 멀쩡했다. 지난번에 병원에 갔던 증상 재발했나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니었다. 약도 없이 호치민으로

 

돌아가는데 '이렇게 잘 놀다가 죽는구나...' 싶었다. 버티고 버텨 겨우 정신을 차린 채로 호치민에 도착해 약국 가서

 

약 사 먹고 호텔에 누워있으니 그나마 완화됐다. 2박 3일 중에 제대로 논 건 딱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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