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자의 후기

본인은 748회차 로또 1등 당첨된 사람이다. 지금부터 올리는 내용은 내가 실수령을 하러 가서 겪은 정보이며 인터넷상에

 

퍼진 정보를 믿고 참고하는 이후의 1등 당첨자들에게 내가 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쓴다.

 

 

1. 서울사람이든 지방사람이든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나는 자차끌고 출발하려는데 긴장돼서 운전을 못 했다. 뭐 그깟 거 대수로울거 뭐 있냐? 하는 사람일지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지방에서 올라와서 어떻게 본점까지 가지 싶은 사람은 지하철 4호선 서대문역에서 내려서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이 농협 본점이다. 택시를 타도 상관없다.

 

 

2. 복장을 굳이 회사원인 척 정장입고 갈 필요가 없다.

 

 

이전의 유명한 당첨금 수령방법을 보면 본점이라서 다 직장인들이니까 비슷하게 입고 가라고 한다. 이 부분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직장인이 대다수이지만 의외로 일반인도 꽤 많이 출입하고 있었다. 사실 쫄보인 나는 그냥

 

세미 정장 스타일로 입고 갔는데 다른 당첨자는 다 편하게 입고 왔다. 그래서 가방에 챙겨간 청바지와 티로 갈아입고

 

대기했다. 수령방법 글을 찾다 보면 1번과 연계해서 직장인인 척하고 서대문경찰서로 택시 타고 가라는 글이 있던데

 

굳이 그렇게까진 안 해도 될 듯하다. 하겠다면 말리진 않는다.

 

 

3. 본점 15층으로 가지 않으며 되도록이면 월요일은 피해라. 대기시간이 길다.

 

 

1층 로비 데스크로 가서 1등 당첨금 수령하러 왔다고 하면 직원이 행운고객님 이렇게 부르면서 어느 판매점인지 묻고

 

확인하고 옆에 따로 있는 엘베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단, 월요일은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날인지라 대기시간이 상당히 길다. 당신이 월요일에 바로 수령을 하겠다면 아침에 본사 업무 시작시간에 맞춰서

 

일찍 가라. 나는 월요일 오후에 갔다가 2시간 30분 동안 대기했다. 대기하게 될 경우, 어느 정도 대기해야 하는지

 

데스크 직원이 안내해준다. 1층에 카페가 있으니 가서 차분히 시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아예 나갔다가 시간 맞춰

 

다시 들어오는 것은 비추. 왜냐하면 대기순서를 데스크 및 보안직원들이 파악하고 있기만 하지 '시간 됐으니 타고

 

올라가시죠' 이런 얘기 안 해준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답답해서 물으면 데스크에서 '월요일이 제일 많이 오시는

 

날이라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이런 말만 해준다. 대기하고 있는 동안 '저 사람도 1등 당첨자구나' 하는 느낌이

 

오는 사림이 카페에서 보였고 밖의 흡연장에도 몇 명 있었는데 이들은 예상대로 전용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갔다.

 

이들을 보고서 2번에 옷은 상관없다고 적은거다. 심지어 아기 유모차에 태워서 온 아줌마도 있었다.

 

그냥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나는 보안요원이랑 노가리도 깠는데 이렇게 놀러온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이는 사람은

 

오랫만에 본다는 얘길 들었다. 이 때 다른 회차 1등이었던 아저씨 한 분과 아줌마 한 분에게 나 또한 1등임을 밝히며

 

얘기를 했었는데 그들 또한 인터넷으로 당첨금 수령 방법을 검색하고 온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실과 다름이 본인이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이다.

 

 

4. 당첨금 수령은 통장 만들어준다. 일찍 끝나진 않는다.

 

 

3층에는 복권사업팀의 대기실이 있다. 대기하는 동안 서류를 읽어보라고 하는데 투자관련 상품내용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앞에 있는 보안직원이 방으로 안내해준다. 앞 순서 당첨자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면 된다.

 

차례가 오면 직원이 신분증과 1층 당첨용지를 받아서 확인한다. 신분증 잊지말고 챙겨가고 용지 뒷면에도 이름,전화번호

 

미리 꼭 기재해둬라. 당첨금은 골드통장 또는 VIP 통장이라고 불리는 농협의 가장 높은 통장으로 만들어준다.

 

30% 제외한 금액을 입금해주는데 여기까지는 사실 금방 끝난다. 추가로 MMF라고 흔히 아는 CMA 통장도 만들어준다.

 

이 때 만드는 계좌들의 스마트 뱅킹 등 이체금액 설정을 억 단위로 해둬라. 수령 후 한 달 반 지내면서 느낀건데

 

흙수저 인생이라 500이라는 이체단위도 커 보였는데 아파트 한도가 작아서 지역 농협을 부득이하게 찾아갔다.

 

이체한도 올린다고 하면서 억단위로 적었더니 '무슨 사업 하시나요? 혹시?' 라며 상품권유 듣다가 나왔다.

 

일찍 나오지 못 하는게 자금운용 전문직원을 붙여서 상담을 해주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어느 정도 투자 및 운용에 관한

 

지식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담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그냥 무시하고 나와도 무방해 보인다.

 

주의할 점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상품을 판매하려고 하는데 당신의 당첨금 액수와 실질적인 투자대비 효율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본인은 미리 목돈운용을 공부하고 관심이 있는 분야였음에도 상담을 2시간 가까이 하면서

 

고민 끝에 딱 하나의 상품에 가입했다. 그들이 권유하는 것이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다면 안 해도 된다.

 

그들은 내 돈의 일부를 받아서 돈놀이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니 마냥 가입하지말고 충분한 설명 듣고 실직적으로

 

필요가 있는지 고려하길 바란다. 내 경험상 아마도 보험상품을 가입시키려 할 것이다. 투자 상품 중 하나가 그들의

 

추천과 일치했기에 가입했을 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당첨금액이 적거나 당신이 확고하게 쓰임새가 있다거나 혹은

 

시중의 타행에서 미리 투자하려는 상품이 있다면 그들의 상품 판매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

 

 

5. 주변에 당첨자를 노리는 사람은 없다.

 

이 글을 찾아보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른 당청금 수령글도 읽었을 것이다. 티내지 말라고 하지만 내가 수령하러 가보니까

 

티 난다. 그 곳 직원이나 출입하던 모든 사람 눈에 내가 로또 당첨금 수령하러 온 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거 없다. 본점은 매주 매일 똑같은 1등 지겹게 보는 사람들이 근무한다. 농협 건너편은 경찰서가 있고

 

그 곳 사거리 삼각 교통섬마다 경찰이 버젓이 근무를 서고 있다. 수령 후 나올 때 들러붙는 사람은 없으니 자연스럽게

 

다시 지하철타러 가면 된다. 수령하고 한 달 보름의 시간이 지났지만 어디에서도 찾아오지 않고 연락 오지않는다.

 

그런 게 두려워서 수령하길 겁내는 바보는 없겠지...

 

 

6. 주변에 알리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당연한 사항이다. 당신의 친구와 지인에게 얘기해서 시기와 구걸을 받고 싶지 않다면 알리지 마라. 가족에게는...당신의

 

선택이다. 나는 집안에 빚이 있고 워낙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외면치 못해 부모님께만 알렸다. 부모님께는 빚 청산과

 

어느정도의 여윳돈을 드리고 그 이후는 내가 직접 관리하겠노라 확답을 받았다. 부모님 주변에서 의심할 경우에는

 

함께 생각한 변명을 얘기하시라고 말씀드렸다. 개인적으로 본인은 1등 당첨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생각이 없다.

 

술 마시고 충동적으로 얘기할 뻔한 적이 수령 전에 있었다. 당첨되고 수령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었기에

 

몇 번의 술자리를 가졌는데 이 때 정말 수 없이 자랑하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다. 당신의 입이 싼 편이거나 과시욕이

 

있거나 스스로를 못 믿겠다면 한 동안 술을 마시지 않길 바란다. 수령 이후에는 그간의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거의 사라졌다. 사실 이전에 이 글을 썼다 지운 것도 당첨금 수령한 당일 저녁에 집에서 혼자 소주

 

마시면서 적었던 건데 그 날 이후로는 그냥 평소하던대로 지내고 있다.

 

참고로 위에 언급한 골드 통장에 되도록 당첨금을 놓고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본점 담당직원의 충고였는데

 

당신의 주거래 통장으로 거액이 옮겨질 경우네는 해당지점 직원이 상당히 높은 확률로 1등 당첨을 추측한다고 한다.

 

그래서 상품권유 전화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고 자신의 거주지에 있는 지점일 경우에는 이 루트를 통해 1등이라는

 

소문이 날 수 밖에 없다. 거짓인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믿고 안 옮겼다.

 

 

끝으로 이건 내 다짐을 적는 건데 낭비하지 말자.

 

로또 1등 됐다고 흥청망청다가 패가망신한 사례는 지금까지 수도없이 많다. 그러나 알려진 그들의 실패가 아닌

 

조용히 티내지 않고 사는 이들도 많다. 아마 위에 언급한 얼마 전의 나처럼 인터넷과 SNS를 즐기는 2030 당첨자들도

 

인증을 통한 자랑을 많이 고민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히 평소처럼 지내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나 또한 이전의

 

일을 계속 할 것이고 낭비하지 않고 재정적 여유로움을 간직한 채로 살아갈 것이다.